페나코니의 그랜드 극장, 그 거대한 심장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.
수천 개의 벨벳 의자는 침묵 속에서 곧 채워질 온기를 기다리고 있었고,
텅 빈 무대는 오직 한 사람, 로빈의 발걸음 소리만을 조용히 반향했다.
머리 위로 쏟아질 별빛 같은 조명도, 천장을 뒤흔들 관객의 함성도 아직은 없었다.
오직 고요함과, 그 고요함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울리는 자신의 심장 소리뿐이었다.
그녀는 무대 중앙에 멈춰 서 두 손을 모으고 소리에 집중했다.
‘두근… 두근…’
내 안에서 시작된 작은 울림.
이건 긴장과는 다른, 기분 좋은 설렘의 리듬이었다.
마치 가장 아름다운 노래의 전주처럼, 곧 시작될 황홀한 순간을 예고하는 박동이었다.
“곧이야. 곧 이 넓은 공간이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기대로 가득 차겠지.
저마다 다른 삶의 이야기를 품고, 다른 별에서 온 여행자들이 오직 내 노래를 듣기 위해 이곳에 모일 거야.
그 하나하나의 마음과 내 노래가 만나 과연 어떤 새로운 화음을 만들어낼까.”
그 상상만으로도 로빈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.
그녀에게 이건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아니었다.
그것은 은하계에 흩어진 채 저마다의 외로운 선율을 연주하는 마음들을 하나의 아름다운 ‘공명(Resonántĭa)’으로 잇는, 그녀가 부여받은 가장 신성한 사명이었다.